피부과 상담실에서 만난 27살 직장인
지난주 화요일 오후, 상담실에 앉은 27살 여성분이 첫마디를 이렇게 꺼냈다. “선생님, 저 여드름 때문에 등여드름 3년째 약을 바르고 있는데요. 한 달에 15만 원씩 쓰고 있어요. 근데 나아지는 건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분의 복약 이력을 쭉 훑어봤다. 클린다마이신 겔, 아젤라산 크림, 벤조일 퍼옥사이드, 심지어 경구 항생제까지. 처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3년 동안 같은 약을 쓰면서도 피부 상태를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생리 주기나 식습관 변화와 여드름의 상관관계를 체크한 적도 없었다. 약만 바꾸면 해결될 거라 믿고 있었던 거다.
이런 경우가 전체 상담의 30%는 된다. 여드름은 약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의 문제다. 어떤 약을 언제까지 쓰고, 언제 치료 방향을 바꿔야 하는지 기준을 모르면 3년을 써도 제자리다. 오늘은 그 기준을 현장 경험으로 풀어보려 한다.
여드름 약값, 3만 원과 300만 원은 어디서 갈리나
여드름 치료비를 물어보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비싼 약이 더 센 약”이라는 생각이다. 아니다. 가격 차이는 약의 세기가 아니라 치료의 범위에서 발생한다.
가벼운 여드름, 그러니까 면포와 가벼운 구진이 10개 미만인 경우를 보자. 이때는 벤조일 퍼옥사이드 2.5% 젤이나 아젤라산 15% 크림 정도로 충분하다. 병원 처방전 기준으로 한 달에 2만 원에서 4만 원 선이다. 여기에 세안제와 보습제를 더하면 월 5만 원 안쪽이다. 3개월이면 대부분 눈에 띄는 변화가 온다.
중등도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염증성 병변이 20개를 넘고 낭종이 섞이기 시작하면 경구 항생제(독시사이클린 등)를 8주에서 12주 병용한다. 약값만 월 4만 원에서 7만 원, 여기에 피부과 진료비가 붙는다. 그래도 6개월이면 상당 부분 정리된다.
문제는 중증이다. 결절과 낭종이 얼굴 절반을 덮고 흉터가 생기기 시작하면 이소트레티노인(일명 로아큐탄)을 고려한다. 이 경우 총 치료 기간이 6개월에서 12개월, 누적 용량 기준으로 계산하면 검사비와 진료비를 포함해 10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벌어진다. 같은 여드름이라도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10배 차이가 나는 이유다.
치료 기간을 결정하는 세 가지 변수
여드름 치료 기간을 묻는 분들에게 나는 항상 이렇게 되묻는다. “여드름이 처음 생긴 게 언제인가요?” 이 질문 하나로 예후가 꽤 정확하게 갈린다.
첫 번째 변수는 유병 기간이다. 6개월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평균 3개월에서 4개월이면 관리 단계로 넘어간다. 반면 3년 이상 방치한 경우 모낭 벽이 이미 두꺼워져 있어 같은 약으로도 반응 속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내가 상담한 환자 중 5년 이상 방치한 분들은 최소 8개월을 잡고 시작했다.
두 번째는 호르몬 주기다. 여성의 경우 생리 전 7일에서 10일에 여드름이 몰려서 올라온다면 단순 피지 문제가 아니라 안드로겐 민감성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일반 여드름 약으로는 한계가 있고, 경구 피임약이나 스피로놀락톤 같은 항안드로겐 치료를 병행해야 기간이 단축된다. 이 진단이 늦어지면 1년을 써도 제자리인 경우를 여러 번 봤다.
세 번째는 생활 리듬이다. 교대 근무자, 시험 기간 학생, 야간 근무 직장인의 치료 반응은 확연히 다르다. 코르티솔 리듬이 깨지면 피지 분비가 증가하고 염증 반응이 오래 간다. 약을 아무리 잘 써도 수면이 5시간 이하로 떨어지는 주가 이어지면 치료 효과가 30% 이상 깎인다고 나는 현장에서 체감한다.
약을 바꿔야 할 시점, 계속 써야 할 시점
약을 3개월 넘게 쓰고 있는데 변화가 없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약이 안 맞는 경우, 다른 하나는 약이 맞는데 기간이 부족한 경우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3년을 헤맨다.
내가 쓰는 기준은 이렇다. 8주를 기준으로 삼는다. 8주 동안 꾸준히 발랐는데 새로 올라오는 병변의 개수가 줄지 않으면 약을 바꾼다. 반대로 새 병변은 줄었는데 기존 병변이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면 유지한다. 여드름 치료는 새 병변 억제가 첫 번째 목표, 기존 병변 회복이 두 번째 목표다. 이 순서를 뒤집으면 조급해진다.
한 가지 더. 항생제를 12주 이상 단독으로 쓰는 건 권하지 않는다. 내성이 생기면 이후 치료 선택지가 줄어든다. 실제로 독시사이클린을 6개월 이상 단독 복용한 환자 중 상당수는 2차 치료에서 더 강한 약으로도 반응이 느렸다. 항생제는 벤조일 퍼옥사이드와 병용해서 쓰는 게 표준이고, 12주를 넘기지 않는 게 원칙이다.
약값이 부담돼서 임의로 중단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게 가장 안 좋다. 3개월 쓴 약을 2개월에 끊으면 2개월치 효과만 남고 염증은 다시 올라온다. 돈을 아끼려다 두 배를 쓰게 되는 구조다.
화장품과 약은 역할이 완전히 다르다
여드름 화장품 매출이 매년 늘고 있다. 나도 시장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현장에서 보면 화장품으로 치료를 대체하려다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역할을 정리하면 이렇다. 화장품은 이미 진정된 피부를 유지하는 데 강하다. 세라마이드 크림,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럼, 약산성 클렌저 같은 건 치료 후 관리 단계에서 분명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https://en.search.wordpress.com/?src=organic&q=등여드름 활동성 염증, 그러니까 붉고 눌리는 여드름에는 화장품이 거의 힘을 쓰지 못한다. 살리실산 2% 제품이 면포를 녹이는 건 사실이지만, 이미 터진 낭종이나 깊은 결절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실제로 내가 본 사례 중에는 여드름 화장품에 월 20만 원을 쓰면서 정작 병원은 한 번도 가지 않은 분이 있었다. 1년 뒤 얼굴에 색소 침착과 함몰 흉터가 남았고, 그 흉터를 치료하는 데 프락셔널 레이저 8회, 총 250만 원이 들었다. 그 돈이면 초기에 이소트레티노인 치료를 6개월 받고도 남았을 금액이다.
화장품은 치료의 대체가 아니라 보조다. 이 순서를 바꾸면 비용이 두 배, 기간이 세 배로 늘어난다.
병원에 가야 할 시점, 집에서 관리해도 되는 시점
모든 여드름이 병원행은 아니다. 가벼운 면포성 여드름, 그러니까 코와 이마에 까만 점이나 좁쌀 같은 게 5개에서 10개 정도고 염증이 없다면 집에서 2% 살리실산과 논코메도제닉 보습제로 3개월 관리해볼 만하다.
하지만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병원에 가는 게 낫다. 첫째, 붉고 눌리는 병변이 5개 이상이다. 둘째, 같은 자리에 반복해서 올라온다. 셋째, 여드름 자국이 갈색이나 붉은색으로 남기 시작했다. 넷째, 턱과 입 주변에만 주기적으로 몰려서 올라온다. 다섯째, 3개월 이상 집에서 관리했는데 개선이 없다.
특히 네 번째는 호르몬 이상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다. 내가 상담한 30대 여성 중에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진단을 여드름 치료 중에 처음 받은 경우가 여러 건 있었다. 피부만 보다가 원인을 놓치면 몇 년을 헤맨다.
병원에 가면 진료비와 약값이 부담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3개월에서 6개월 집중 치료를 하는 편이, 3년 동안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보다 총비용이 적게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나
우선순위를 정해보자. 지금 여드름이 올라오고 있다면 이 순서대로 움직이면 된다.
1단계, 현재 상태를 기록한다. 스마트폰으로 같은 조명, 같은 각도에서 일주일에 한 번 얼굴 사진을 찍어둔다. 새로 올라오는 개수와 가라앉는 개수를 세는 것만으로도 3개월 뒤 판단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걸 안 해서 3년을 헤매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봤다.
2단계, 병변 개수로 진료 여부를 정한다. 염증성 병변이 5개 미만이면 집에서 3개월 관리, 5개 이상이거나 낭종이 있으면 바로 피부과. 이 기준 하나만 적용해도 치료 기간이 평균 4개월 줄어든다.
3단계, 치료를 시작했다면 8주 단위로 평가한다. 8주 동안 새 병변이 줄었는지, 기존 병변이 가라앉았는지 두 가지만 본다. 둘 다 아니면 약을 바꾼다. 하나라도 해당되면 유지한다.
4단계, 항생제는 12주를 넘기지 않는다. 그리고 반드시 벤조일 퍼옥사이드와 병용한다.
5단계, 화장품은 치료 후 유지 단계에서 쓴다. 활동성 염증에는 기대하지 않는다.
이 순서를 지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6개월 뒤에 확연히 갈린다. 여드름은 약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의 문제다. 오늘 사진 한 장 찍고, 병변 개수를 세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은 얼마인가요?
이소트레티노인은 용량과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달에 3만 원에서 8만 원 선입니다. 여기에 정기 혈액검사(간수치, 콜레스테롤) 비용이 회당 3만 원에서 5만 원 추가되고, 총 치료 기간 6개월에서 12개월을 고려하면 검사비 포함 10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를 예상해야 합니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병원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첫 처방 시 총 예상 비용을 의사에게 직접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여드름 약을 바르고 나서 더 심해지는 것 같은데 계속 발라야 하나요?
처음 2주에서 4주 사이에 일시적으로 악화되는 현상은 실제로 흔합니다. 레티노이드 계열이나 벤조일 퍼옥사이드는 모낭 안의 각질을 밀어내면서 숨어 있던 병변을 표면으로 올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8주가 지나도 새 병변이 줄지 않거나 통증이 심해지면 약이 맞지 않는 것이므로 중단하고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4주 이내의 일시적 악화는 지속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 이후는 판단이 다릅니다.
피부과 여드름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나요?
네, 염증성 여드름으로 진단되면 진료와 경구 항생제 처방에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다만 이소트레티노인은 일부 조건에서만 급여가 인정되고, 여드름 흉터 치료에 쓰이는 레이저나 필링은 대부분 비급여입니다. 여드름 자체 치료와 흉터 치료는 급여 적용이 완전히 다르므로, 진료 전에 어떤 항목이 급여인지 병원에 문의하는 게 비용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같은 여드름, 왜 누구는 3만 원으로 끝나고 누구는 300만 원을 쓰나
피부과에서 15년 넘게 상담실에 앉아 있으면 비슷한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원장님, 저는 왜 3만 원짜리 연고로도 안 낫는 거죠?” 반대로 어떤 분은 항생제 연고 하나로 2주 만에 깨끗해지고, 어떤 분은 6개월 동안 300만 원을 써도 좁쌀이 계속 올라옵니다. 이 차이는 운이 아닙니다. 염증성 병변인지 비염증성 병변인지, 호르몬형인지 단순 모낭염인지에 따라 치료 경로가 완전히 갈립니다. 제가 상담한 20대 여성 A씨는 턱 주변에만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여드름이었고, 30대 남성 B씨는 이마와 등까지 번진 상태였습니다. 둘 다 ‘여드름’이라는 같은 진단명을 받았지만, A씨는 호르몬 검사 후 6개월 경구약으로 40만 원대에 마무리됐고 B씨는 이소트레티노인 8개월 과정에서 150만 원 이상이 들었습니다.
여드름은 피부과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면서도 가장 오해가 많은 질환입니다. 많은 분이 ‘약만 바르면 낫는다’거나 ‘나중에 자연히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병변 개수, 염증 깊이, 흉터 형성 여부에 따라 치료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드름이 5개 미만이고 붉은 기 없이 좁쌀만 있으면 바르는 약으로 4~8주 안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흉터한의원 10개 이상의 염증성 병변이 얼굴 절반 이상에 퍼져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비싼 시술이 무조건 좋다’는 생각입니다. 아닙니다. 여드름 치료에서 비용은 시술 종류가 아니라 병변의 깊이와 재발 가능성에 따라 결정됩니다. 압출이나 필링 같은 시술은 표면 병변에는 효과가 있지만, 깊은 낭종성 여드름에는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반대로 경구 이소트레티노인은 8개월 동안 월 15~25만 원 정도가 들어가지만, 낭종성 여드름의 재발률을 30% 이하로 떨어뜨립니다.
약국 연고 3만 원과 피부과 300만 원, 갈리는 지점은 병변의 깊이
제가 상담실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병변의 ‘깊이’입니다. 표피 바로 아래에 있는 좁쌀(화이트헤드, 블랙헤드)은 각질 용해제나 레티노이드 연고로 충분합니다. 벤조일퍼옥사이드 2.5% 젤은 30g에 1만 5천 원 안팎이고, 아젤라산 15% 크림은 2만 원대입니다. 이 단계에서 3만 원짜리 연고로 6~8주 안에 반응이 오는 분들이 전체 여드름 환자의 약 40% 정도 됩니다.
문제는 그 아래입니다. 진피까지 염증이 내려간 결절성 여드름은 바르는 약이 거의 도달하지 못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경구 항생제(독시사이클린, 미노사이클린) 또는 이소트레티노인입니다. 독시사이클린 100mg은 하루 1회, 412주 처방되며 약값은 월 2만4만 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클렌저와 보습제를 포함하면 월 5만~8만 원 정도가 3개월간 들어갑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체중 60kg 기준 하루 2030mg, 68개월 과정에서 총 80만180만 원이 약값만으로 나갑니다. 여기에 2개월마다 간수치와 중성지방 검사(회당 3만5만 원)가 추가됩니다. 여성의 경우 임신 테스트와 피임 상담이 필수라 검사비가 더 붙습니다. 제가 상담한 25세 여성은 7개월 과정에서 총 210만 원을 썼습니다. 이 금액은 결코 싸지 않지만, 그분은 3년간 반복된 낭종성 여드름이 8개월 만에 멈췄습니다.
시술 쪽도 짚어야 합니다. 압출 관리는 회당 2만5만 원, 진공관리나 아쿠아필은 회당 5만10만 원, PDT(광역동치료)는 회당 15만25만 원입니다. PDT를 월 2회씩 6개월 받으면 180만300만 원이 나옵니다. 이 비용이 아깝다는 게 아니라, 낭종성 여드름에 PDT만 반복하면 근본 원인인 피지선 과활성을 잡지 못해 재발률이 60%를 넘는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제 판단 기준은 이렇습니다. 구진·농포가 10개 미만이고 붉은 기가 표면에만 있으면 연고와 생활 관리로 6~8주를 먼저 시도합니다. 그런데 결절이나 낭종이 3개 이상이거나, 같은 자리에 반복적으로 올라오거나, 흉터가 이미 생기고 있다면 경구약이나 이소트레티노인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총비용을 줄이는 길입니다. 표면 치료로 6개월을 끌다가 흉터 치료에 200만 원을 더 쓰는 사례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3개월을 기다려야 할까, 3주 만에 바꿔야 할까: 반응 판정 기준
치료를 시작한 분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지점은 ‘이게 듣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상담할 때 반응 판정 시점을 미리 정해드립니다. 바르는 약은 최소 6주, 경구 항생제는 8주, 이소트레티노인은 12주를 기준으로 봅니다. 이 기간을 채우기 전에 약을 바꾸면 오히려 내성이 생기거나 초기 악화를 호전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소트레티노인은 시작 후 46주에 일시적으로 여드름이 더 올라오는 ‘초기 악화(purging)’가 흔합니다. 이때 겁먹고 약을 중단하는 분들이 전체의 2030%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시기를 넘기면 3개월부터 뚜렷하게 줄어듭니다. 제가 상담한 22세 남성은 5주차에 얼굴이 더 나빠졌다며 약을 끊겠다고 했습니다. 그분에게 6주만 더 기다려보자고 설득했고, 9주차에 병변 수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12주차에는 80% 이상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바르는 약은 6주를 넘겨도 전혀 변화가 없으면 전략을 바꿔야 합니다. 아젤라산을 8주 썼는데 좁쌀이 그대로라면 레티노이드 계열로 바꾸거나 경구약을 추가하는 게 맞습니다. 이때 ‘피부가 예민해서 약을 못 쓴다’는 분들도 있는데, 대부분 농도를 낮추거나 격일로 바르면 적응됩니다. 실제로 레티노이드 크림을 매일 바르면 4주 안에 각질과 홍조가 오는 분이 30% 정도인데, 주 2회로 시작해 4주마다 횟수를 늘리면 이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셀프 판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거울로 보는 병변 수는 조명과 각도에 따라 30% 이상 차이가 납니다. 같은 얼굴을 아침에 보면 5개, 저녁에 보면 8개로 보이는 게 정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에게 매주 같은 시간, 같은 조명에서 정면과 좌우 45도 사진을 찍어두라고 권합니다. 이 기록이 없으면 8주째에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상태에 빠집니다.
한 가지 더. 병변 수만 보지 말고 ‘새로 올라오는 빈도’를 보세요. 기존 병변이 아물어도 매주 3개씩 새로 생기면 치료가 안 되고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기존 병변이 5개 남아 있어도 2주째 새 병변이 0~1개면 치료가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준을 알면 조급함이 줄어듭니다.
화장품, 클렌저, 식이요법에 쓸 돈과 시간의 우선순위
여드름 치료에서 가장 많이 낭비되는 돈은 약값이 아니라 화장품값입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한 달에 20만~40만 원을 ‘여드름 전용’ 화장품에 쓰면서 정작 피부과 처방은 3만 원짜리 하나만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건 우선순위가 뒤바뀐 겁니다.
먼저 클렌저입니다. 여드름 피부에 중요한 건 강한 세정이 아니라 자극 없는 세정입니다. 약산성 클렌저 200ml에 1만 5천2만 5천 원이면 충분합니다. 하루 2회, 30초 이내로 문지르지 않고 씻는 게 핵심입니다. 세안을 하루 45회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피부 장벽을 무너뜨려 오히려 병변을 늘립니다. 실제로 과도한 세안을 하는 분들의 여드름 중증도가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1.5배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보습제는 논란이 많습니다. 여드름 피부라고 보습을 안 하면 각질이 쌓여 모공을 막습니다. 오일프리 젤 타입 보습제 100ml에 2만~3만 원이면 3개월 씁니다.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중이라면 입술과 볼 주변 건조가 심해지므로 보습제 사용량이 2배로 늘어납니다. 이 비용도 미리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여드름 치료제 대부분이 광과민성을 높입니다. 특히 독시사이클린과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중에는 자외선에 의해 색소침착이 남습니다. SPF 50, PA++++ 제품 50ml에 2만~4만 원, 두 달에 한 개꼴로 소모됩니다. 이걸 안 바르면 여드름은 나아도 자국이 남아 흉터 치료로 다시 돈을 쓰게 됩니다.
식이요법은 과대평가와 과소평가가 동시에 일어나는 영역입니다. 초콜릿이나 기름진 음식이 직접 원인이라는 근거는 약합니다. 다만 고혈당지수(GI) 식품과 유제품, 특히 탈지유가 여드름과 연관된다는 연구는 꽤 일관됩니다. 제가 상담한 20대 남성은 하루 우유 500ml를 줄인 것만으로 8주 후 병변 수가 30% 줄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심한 여드름이 낫지는 않습니다. 약물 치료를 하면서 곁들이는 보조 조치로 보는 게 맞습니다.
베개커버와 수건은 2~3일에 한 번 교체하세요. 이건 돈이 거의 안 드는데 효과는 확실합니다. 휴대폰 액정을 하루 한 번 알코올 솜으로 닦는 것도 좋습니다. 얼굴에 닿는 물건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비싼 앰플보다 우선입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다섯 가지
지금 여드름 때문에 https://www.thefreedictionary.com/흉터한의원 고민하고 있다면, 병원 예약 버튼을 누르기 전에 스스로에게 다섯 가지를 물어보세요. 첫째, 병변이 표면인지 깊은지. 손끝으로 만졌을 때 단단하게 올라와 있으면 깊은 병변입니다. 연고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 흉터가 이미 생기고 있는지. 붉은 자국이 3개월 넘게 남아 있거나 함몰이 생겼다면 치료 시점을 늦추면 안 됩니다. 셋째, 재발 주기가 얼마인지. 1년에 한두 번이면 국소 치료로 충분하지만, 매달 반복되면 경구약을 고려해야 합니다.
넷째, 임신 계획이 있는지. 이소트레티노인은 임신 중 절대 금기입니다. 복용 중과 중단 후 1개월까지 피임이 필수입니다. 여성 환자에게 이 설명을 빼먹는 병원은 없다고 보지만, 본인이 미리 알고 물어보는 것과 모르고 듣는 것은 다릅니다. 다섯째, 경제적 여유와 치료 기간을 감당할 수 있는지. 이소트레티노인 8개월 과정은 약값, 검사비,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를 합쳐 200만300만 원이 나옵니다. 월 25만35만 원꼴입니다. 이 금액을 3개월 만에 중단하면 그동안 쓴 돈과 시간이 대부분 무의미해집니다.
병원을 고를 때는 시술 종류보다 상담 시간을 보세요. 5분 만에 압출과 PDT를 권하는 곳보다, 15분 이상 병변 상태와 복용 중인 약, 생리 주기, 가족력까지 묻는 곳이 낫습니다. 여드름은 피부과에서 가장 기본적인 질환이지만, 기본을 제대로 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여드름 치료는 ‘없애는 과정’이 아니라 ‘관리 체계를 세우는 과정’입니다. 완치 후에도 유지 요법(주 23회 레티노이드, 자외선 차단)을 12년 이어가는 분들이 재발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치료가 끝나면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지금 거울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오늘 그 사진 한 장을 찍어두세요. 8주 후의 변화를 판단할 기준이 되어줄 겁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은 얼마인가요?
체중 60kg 기준 68개월 과정에서 약값만 80만180만 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2개월마다 간수치와 중성지방 검사비(회당 3만5만 원),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 비용을 더하면 총 200만300만 원이 나옵니다. 여성은 임신 테스트와 피임 상담 비용이 추가됩니다.
여드름 치료 중에 화장해도 되나요?
네, 비comedogenic(모공 막힘 유발 성분 배제) 제품이라면 가능합니다. 다만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중에는 피부 장벽이 얇아져 자극이 커지므로 파운데이션보다 가벼운 BB나 컨실러 사용을 권합니다. 중요한 건 클렌징을 자극 없이 확실히 하는 것이지 화장 자체가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여드름 치료는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바르는 약은 68주, 경구 항생제는 812주, 이소트레티노인은 68개월이 기준입니다. 다만 이소트레티노인은 46주에 일시적 악화가 올 수 있어 12주까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유지 요법은 완치 후 1~2년간 이어가는 것이 재발률을 절반 이하로 낮춥니다.